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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 진보월간 <작은책>입니다. 1995년 노동절에 창간되었습니다. http://s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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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25. 15:49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박소영



발행인의 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지난 314, ‘신규 확진자가 107, 완치된 사람들이 204이라는 뉴스가 나옵니다. 완치자가 확진자 수를 넘어서 조금 안정이 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현재 한국 정부의 감염병 대처 방식은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잘 하는 편입니다. 신천지 신도 일부를 제외한 성숙한 시민들도 외출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구 언론은 코로나19 때문에 대구나 인천 송도가 유령도시가 돼 가고 있다는 등 과장된 뉴스를 쏟아내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은책> 4월호 책이 이끄는 여행에는 김용심 작가가 조선 시대에 돌던 갖가지 전염병, 역병에 관련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흉년과 역병이 한참이던 때 연산군은 구휼미를 내줘도 모자랄 쌀을 왕실에 바치라고 하는 등 고통받는 백성들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연산군은 교동도에 유배된 지 3년 만에 역질에 걸려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 역사를 보면서 수구보수당 황교안 대표나 심재철 원내대표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코로나19 대책 긴급 추경 예산을 가지고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라는 등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딴죽을 걸고 있기 때문일까요?

415일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코로나19 소식에 묻혀 후보가 누군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어떻게 되는지, 깜깜이 선거가 되지 않을지 걱정스럽습니다. 못된 정치가들은 코로나19 못지않게 위험합니다. 누가 정말 나라를 위하고, 서민을 위하는 국회의원인지 잘 뽑아야 합니다.

 

2020317

발행인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조선왕조실록의 전염병과 코로나19 김용심

12 발행인의 글

13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4 코로나19! 에잇! 코로나18! 신혜진

18 예약 말고 즉시콜? 최숙하

22 누가 쪼잔한 건지 모르겠다 이근제

26 인도 델리 버스의 커튼 신혜정

31 부억때기 송필경

34 뱃살의 원흉 이동수와 최해옥

40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코로나19 집밥 윤혜신

46 살아온 이야기

4, 누구나 상처는 있다 김수련

52 두꺼비 손글씨 김상화

53 시 읽고 감상하기 박영수

56 교장 일기

늦고 싶어 늦는 아이는 없다 최관의

61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코로나19 덕분입니다 권해진

 

일터 이야기

65 일터 탐방_ 서울대병원

병원의 공공성을 높이는 방법 명숙

71 일터에서 온 소식

번드르르한 방송사, 속은 썩었다 김기영

77 작은책 법률 상담소

실업급여, 나도 받을 수 있다 양성우

 

작은책이 만난 사람_ 문지영

81 분리수거하면 세상이 바뀌나? 지금은유지향

 

96 이동슈의 생활 만화 _ 삼삼한 삶

 

세상 보기

98 옛 그림 속 여성들

이토록 장엄한 아름다움 이종수

104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거리두기, 최선입니까? 고태경

110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올려 보아 주시오 이주영

116 생태 이야기

올해 4월은 잔인할까? 박병상

122 존버 씨의 시간들

성과 장치는 죽음조차 개인화한다 김영선

128 정작 모르는 유물 이야기

조선의 타임캡슐, 백자 박찬희

134 독립영화 이야기

가정사에 스며 있는 베트남전쟁 류미례

140 책 읽고 딴 생각

물신 전체주의 사회 변정수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20. 3. 2. 14:42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박소영


발행인의 글

3월호를 만드는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영남대의료원 본관 옥상 70미터 높이에서 227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던 대구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 씨가 사측과 합의해서 내려왔습니다. 건강이 악화돼 107일 만에 내려왔던 송영숙 씨와 함께 해고 13년만에 원직 복직하고, 노조 활동의 자유를 보장받게 됐습니다. 정년을 1년 남겨둔 박문진 씨는 실제 업무는 하지 않고 위로금을 받고 곧바로 퇴직하기로 했습니다.

노조 활동을 보장받는데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사회는 언제나 바뀔까요. 그보다 더 오래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은 언제 내려올 수 있을까요? 강남역 사거리 CCTV철탑에서 253일째 (217일 현재)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도 지상으로 내려와서 복직하는 날이 올까요? 현재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정당한 죗값을 받아야 내려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달에 ‘<작은책>이 만난 사람은 삼표레미콘 운전사 최만선 씨입니다. 노동자이면서 차주라는 이유로 노동자가 되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장애등급 4급인 최만선 씨는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왔을까요. ‘부자 되기 포기를 좌우명으로 삼으니 간땡이가 부어 겁이 없어지더라’, 그래서 꼴값은 하고 살았다고 말합니다. 반어법으로 한, 그이의 말은 뜬구름 잡는 어떤 철학보다도 사유가 깊은 심오한 철학처럼 들립니다.

 

2020217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조선의 영원한 역적 천재 허균 이동수

12 발행인의 글

13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4 맨땅으로 내몰지 말고 헬멧이나 주라고 이지우

19 몸은 달라도 사랑은최숙하

23 돈 얘기가 먼저부끄러웠다 최성희

27 그림일기를 시작했다 최해옥과 이동수

33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오곡밥과 나물 윤혜신

39 두꺼비 손글씨 김상화

40 살아온 이야기

파리 근교에서 동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수련

47 시 읽고 감상하기 신경현

50 교장 일기

이놈의 마스크를 어째 최관의

55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효도하는 법 권해진

59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62 일터 탐방_ 코레일 고객상담센터

동일 유사 업무가 대체 뭐래? 명숙

68 일터에서 온 소식

현장 노동자는 감염 예방 방법을 알고 있다 이향춘

73 작은책 법률 상담소

창작자를 보호하라 김묘희

 

작은책이 만난 사람_ 최만선

77 꼴값은 하고 산다 안건모

 

96 이동슈의 생활 만화 _ 삼삼한 삶

 

세상 보기

98 옛 그림 속 여성들

이별의 순간, 한 남자와 두 여자 이종수

104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상상하는 자와 팔로우하는 자 고태경

110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이날 약속 이주영

116 생태 이야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박병상

122 존버 씨의 시간들

살인 기업의 노동 시간은? 김영선

128 정작 모르는 유물 이야기

발걸음을 끌어당기는 분청사기 박찬희

134 독립영화 이야기

영화로 소망을 이루는 방법 류미례

140 책 읽고 딴 생각

왜 정치는 불평등을 악화시키는가 변정수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20. 2. 6. 11:13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박소영


발행인의 글

 

모두들 명절 잘 쇠셨나요? 고향이 남쪽인 분들은 사는 게 팍팍해도 마음만 먹으면 명절엔 고향에 내려가서 회포를 풀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향이 북쪽인 실향민들은 고향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습니다.

이번 호 책이 이끄는 여행은 글을 쓴 최규화 편집위원이 북녘땅이 보이는 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다녀왔네요. 최규화 씨는 우리가 아는 북한은 없다라는 책을 보고 분단의 상징인 임진각을 둘러봤습니다. 책은 재미 통일운동가 신은미 작가가 모두 아홉 번이나 북조선을 다녀온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신은미 작가는 2014년 한국에서 토크콘서트를 할 때 대동강맥주가 맛있다고 했다가 온갖 고초를 겪었지요. 박근혜 정권에게 강제 출국당하고 5년간 입국 금지까지 당합니다. 기가 막힌 세상이었지요.

이번 호에 장영식 사진작가가 사진과 함께 긴 글을 보내왔습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해고자 복직과 노조 파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8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암 투병 중인데도 부산에서 대구까지 130킬로미터를 걸어서 찾아갔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서 2011년에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적이 있지요. 1931년 강주룡, 2011년 김진숙, 2020년 박문진의 고공농성은 닮아 있습니다. 노동문제는 촛불정부에서도 해결할 수가 없는 문제일까요?

 

2020115

안건모 올림

 

4 책이 이끄는 여행

적대평화가 공존하는 그리움의 공간 최규화

12 발행인의 글

13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4 꿈꿀 자유, 나의 언어 최숙하

19 아이들이 졸업했고 나는 또 조금 컸다 구자숙

22 친구의 집을 향한 여정 장영식

31 고양이 집사 일기 최해옥

34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하무스까지 만들었어? 윤혜신

40 두꺼비 손글씨 김상화

41 살아온 이야기(2)

살다가 길을 잃었을 때 김수련

47 일터에서 쓰는 시 이규동

50 교장 일기

교장선생님! 어디 아파요? 최관의

55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권해진

59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62 일터 탐방_ 아파트 전담 집배원

신분이 바뀌니 차도 준다 명숙

68 일터에서 온 소식

자회사만 고집하는 공사 박인국

73 작은책 법률 상담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시행 김예지

 

작은책이 만난 사람_ 정창수

77 죽음의 시계를 멈춰라 안건모

 

이동슈의 생활 만화 _ 삼삼한 삶

 

세상 보기

98 존버 씨의 시간들

자살의 반복과 경쟁 장치의 폐해 김영선

104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무엇이 글의 상상력을 가능케 할까 고태경

110 어린이 해방과 평화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이주영

116 생태 이야기

전기차는 대안이 아니다 박병상

122 옛 그림 속 여성들

그녀는 오지 않았다 이종수

128 정작 모르는 유물 이야기

기억해야 할 청자들 박찬희

134 독립영화 이야기

영화가 드물게 은총을 보여 주는 순간 류미례

140 책 읽고 딴 생각

법을 왜 나만 선의로 이해해 줘야 하는 걸까 변정수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19. 10. 29. 12:49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고창수

 

발행인의 글

 

독자님들, 요즘 유니클로에서 내보내는 광고 보셨나요? 98세의 할머니와 13세인 여자아이가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입니다. 광고에서 아이는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습니다. 할머니는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 광고 자막에만 뜨는 문구입니다.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85년 전인데 왜 굳이 80년 전이라고 했을까요? 80년 전이면 1939, 일제강점기 때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고 강제징용과 위안부를 동원하던 해입니다. 왜 하필 13살 소녀를 내세웠을까요? 위안부로 끌려간 아이 중 가장 어린 아이가 만으로 열세 살이었답니다. 우리는 그 끔찍한 역사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설마 우리를 조롱하려고 만든 광고는 아니겠지요?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강제징용자 문제라든가 위안부 문제를 연상시키고 조롱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또한 한글 자막에만 ‘80이라는 자막을 특정한 것에는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합니다.

독자님들, <작은책> 이번호 특집은 위안부였던 이옥선 할머니를 그린 이라는 만화책을 일본어판으로 내는 일본인 쓰즈키 스미에 씨의 이야기입니다. 일본에는 아베를 추종하는 보수 우익들보다 스미에 씨처럼 정의롭고 선량한 이들도 많습니다. 스미에 씨의 눈으로 일본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20191019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김동준과 전태일, ‘믿음의 몸짓최규화

10 발행인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2 부부 30년 맞짱일기

결혼 30주년, 참자 참자 참자! 최해옥과 이동수

18 청년으로 살아가기

나물 뜯어 먹고살 수 없어서 유지향

22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우리가 스페인을 왜 왔지? 윤혜신

28 이야기가 있는 사진 장영식

30 살아온 이야기(17)

꼰대로 살아가도 괜찮겠습니까? 송추향

36 교장 일기

문제는 부모한테 있다 최관의

40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권해진

44 교실 이야기

나중은 끝이 없는 거였어 구자숙

48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한 남자, 한 여자의 가을걷이 조혜원

52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55 일터 탐방_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웹툰·웹소설 작가)

내 몸값의 두 배를 팔아도 빚이 쌓인다 정인열

 

62 일터에서 온 소식

민영화 저지 투쟁조끼를 아직도 입는다 남성화

67 작은책 법률 상담소

전셋집에 들어간 비용, 청구할 수 있을까? 양성우

 

작은책이 만난 사람_ 쓰즈키 스미에

71 쓰즈키 스미에가 만난 위안부이야기 안건모

96 이동슈의 생활 만화 이동수

 

세상 보기

98 존버 씨의 시간들 플랫폼 시대의 인간형 김영선

103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유령이 된 87년과 개혁 없는 검찰개혁고태경

108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른에게 자리를 사양하도록 합시다 이주영

113 여성으로 살아가기 나는 다만 노래 부르고 싶었을 뿐 홍승은

118 생태 이야기 올해 태풍은 일곱 개로 그치려나 박병상

 

쉬엄쉬엄 가요

123 오앵의 일상의 온도 오앵

124 정작 모르는 유물 이야기 너의 이름은 박찬희

128 책 읽고 딴 생각 수포자들도 볼 만한 수학책 변정수

131 독립영화 이야기 힘들다면, 아직 끝이 안 온 거야 류미례

136 우리말과 국어사전 짚어 보기 하지감자와 수미감자 박일환

142 와글와글 아이 글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작은책> 2019년 7월호

작은책이 만난 사람 - 연영석

 


문화노동자 연영석

안건모/ <작은책> 발행인


 

 문화노동자 연영석. 작은책(안건모)


 

50시간 60시간 70시간 80시간 뺑이 쳤지

때로는 형님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하자기에

아침부터 새벽까지 몸 버리고 속 버리고 일했는데

이제 와서 필요없다 이제 와서 나가라니 웬 말이냐

 

이 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할 줄 아나

박 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당할 줄 아나

- ‘이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 할 줄 아나중에서

 

연영석. 이 사회의 아픈 현실을 드러내고 가진 자들에게 빅엿을 날리는 가사로 청중을 속 시원하게 만드는 인디가수다. 연영석의 아내 지민주도 집회 현장에서 청중을 휘어잡는 유명한 노동가수다. 그이들의 삶이 궁금해 <작은책>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본래 두 사람의 삶을 다 다루려고 했지만 그러기에는 지면이 짧아 이번엔 주로 연영석의 삶을 다뤘다. 지민주가 가끔 동조하거나 초를 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알콩달콩 살아가는 여느 부부나 마찬가지였다.

연영석은 <작은책> 사무실에 있는 기타를 보고는 기타 치면서 할까요?” 하며 집어 들었다. 지민주는 인터뷰하러 온 사람이 뭔 기타야?” 했지만 연영석은 기타가 눈에 보이면 치고 싶은 법이라며 코드를 잡고 줄을 튕겼다.

<작은책>엔 나와 유이분 편집장과 정인열 기자가 있었다. 인터뷰는 나 혼자 했지만 각자 책상 앞에서 두 사람이 떠는 수다를 들었다. 인터뷰 내내 즐겁고 웃겼다. 두 사람은 만담을 하듯이 싸우기도 하고 칭찬하기도 하면서 살아온 이야기를 풀었다.

기타는 언제부터 배웠어요?”

따로 배운 적은 없어요. 기타를 가지고 놀다가 곡을 쓰다가 공연도 다니면서 조금씩 늘게된 거죠. 작곡을 하다가 다루는 악기가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후배에게 배웠죠.”

연영석은 노래를 작곡하는 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우리나라 말도 고저가 있거든요. ‘아침에 눈을 뜨면 담배꽁초를 찾아 물고~’ 이렇게 가사를 써 놓고 약간 송창식 스타일로 부르면서 기타 치는 사람한테 물어봤죠. ‘아침에할 때 가 무슨 음인지. 그때는 기타를 못 칠 때였으니까. 그러면 기타 치는 사람이 내 손가락을 잡아서 ‘Am(에이 마이너)’를 알려 주고 여기에 형이 생각하는 음이 있어?’ 하면 ~ 아침에쳐 보면서 , 있어.’ 하고, 그 다음 가 음이 좀 다른데, ‘. 그럼 C() 코드로 가요.’ 아침에에 눈을 뜨면 담배꽁초를 찾아~ 이런 식으로 흥얼흥얼 노래를 붙이면 돼요.”

문화노동자 연영석은 그렇게 작곡을 하면서 기타를 배웠단다. 사실 쉬운 거 같아도 아무나 그렇게 작곡하고 기타를 쉽게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한마디로 ’, 예술가 끼가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듯하다. 연영석은 조각 미술을 하다가 음반을 냈고, 노래 으로 2006년에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2007년에는 태준식 감독이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필승 ver2.0 연영석>에서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제3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문당리 789

연영석 노래 중에 문당리 789’라는 노래가 있다. 충청북도 괴산군 청안면에 있는 문당리 789번지. 연영석이 태어난 고향 집 주소다. 연영석이 두 살 때 아버지가 식구들을 이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부모님이 야반도주하셨대요. 아버지가 장남인데, 결혼했는데도 할아버지가 모든 경제권을 갖고 계시니까. 아버지는 농촌에서 밭일 해 봐야 우리 학교도 못 보내겠다고, 말씀은 그렇게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 농촌에 계실 스타일이 아니야. 그때 사진 보면 가다마이라고 양복 쫙 빼 입고 구두 신고. 결국 송아지 팔아서 그 돈으로 몰래 야반도주하셨대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쌀도 안 보내 주셨어요. 장남이 도망갔다고. 하하하!”

그렇게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아버지가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 연영석은 알 수가 없다. 연영석이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신림동에서 세탁소를 했다. 신림동이 고향이나 다름없는데, 연영석은 그곳에서 놀던 기억보다 방학 때만 되면 태어난 괴산 문당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가서 놀던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른다.

충북 괴산군 문당리 고향에서 육촌 동생들과 놀던 연영석 씨.(맨 오른쪽) 사진 제공_ 연영석


추울 때 썰매 타다가 나이롱 양말 태워 먹고, 하하하. 불 쬐다 보면 타잖아요. 저녁 때면 할머니가 영석아 밥 먹어라!’ 부르는데 노느라 신나서 안 가고 나중에 할머니가 화를 내야. 지금은 합쳐야 열 집 안 되는데 당시에는 70집이 있었어요. 집으로 들어갈 때 집집마다 굴뚝에 연기가 올라가던 풍경이.”

서울에서 살았던 어릴 때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쌀 심부름을 하던 기억, 어머니가 혼자서 국수를 먹던 장면이 떠오른다.

쌀을 사서 편지 봉투에 담아 온 기억이 나요. 서너 컵 될까? 그걸로 밥을 하면 어머니, 아버지, 우리 형제 셋에 세탁 기술자까지. 아버지가 세탁 기술이 없어서 한 명 붙이셨어요. 그러면 어머니는 드실 게 없었나 봐요. 방에 연탄아궁이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노란 냄비에 얇은 국수, 그걸 꼭 삶아 드셔요. 엄마 혼자 그냥 간장에다가. 저는 그걸 몇 젓가락 뺏어 먹었어요. 저도 면을 좋아하거든요. 근데 커서 생각하니까, 적은 쌀로 밥을 해서 다 주고 나면 먹을 게 없었던 거예요. 어머니가 그런 게 맺힌 거지. 할아버지가 쌀 안 주신 게.”

어머니가 시집을 잘못 가신 거야.” 지민주가 끼어든다.

연영석은 초등학교 때부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 중학교 1학년 때 수술을 받았다.

어머니 아버지도 정확히 몰라요. 병원 의사 말로는 열이 많이 나서 그렇거나 다쳐서라는데 부모님이 모르고 지나가셨을지도 모르죠. 너무 늦어서 가망이 없는데 어머니가 하자고 하셔서 수술을 했어요. 휴학계 내라고 했는데 제가 안 낸다고 했죠. 4교시 하고 조퇴하고 치료받았어요. 꽤 길게.”

결국 그는 한쪽 눈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연영석은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합창반 활동을 하면서 합창대회에 나가 대상을 받기도 했다. 다른 과목은 을 받아도 미술과 음악은 를 받았다. 노래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다. 시골집에서 할아버지가 피우고 남은 성냥개비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어려서 그림 그린 거 보면, 지금은 없어졌지만 초, , 고등학교 때 내가 그린 노동자들 그림이 있더라고. 내가 왜 노동자들을 그렸지? 알고 보니 작은아버지 영향이었어요. 작은아버지가 일하는 걸 몇 번 봤어요. 포항제철 가족을 초빙해서 보여 줬는데 제가 그게 인상이 깊었나 봐요.”

연영석 씨는 10대 때, 모던 토킹(Modern Talking)과 스모키(Smokie) 등 유로댄스(Eurodance)류의 음악을 들으며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는 가리봉동과 난곡동 등지의 나이트클럽을 다니면서 춤을 추었다. 운동하고 사람 됐죠 하고 말할 정도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연영석 씨의 그 시절 꿈은 코미디언이었다. 미대에 진학하기 위해 뒤늦게 미술학원을 다니며 재수하던 시절 KBS 코미디언 공채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경험도 있다. 대본을 외워 심사위원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데, 심사위원들 앞에 서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그냥 나와 버렸단다. 연기자의 꿈을 버리지 못한 연 씨는 당시 신촌 크리스탈백화점 위에 있는 모 극단에 들어가기 위해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1990, 친구였던 조각가 고 구본주 씨의 작업을 도와주다가 찍은 사진. 사진 제공_연영석


연영석은 세 번 연거푸 대학 시험에 떨어지고 ‘4끝에 홍대 미대 조소과에 들어간다. 미대 재학 중 조각가 고 구본주 씨를 만나 친구가 됐다. 때로는 싸우기도 하면서 함께 학생운동을 했다. 재학 중에 친구들과 학생미술인단체를 만들어 활동한다. 졸업할 무렵엔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문화예술생산연합(생연)이라는 단체를 만든다.

이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면 작가를 할 텐데, 사회에 도움이 되는 작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가들 모임을 만들었어요. 그게 진보 미술동인 현실감각이었죠. 그리고 졸업한 사람들 중심으로 문학, 음악, 미술, 영상 하는 친구들이 모여 생연을 만들었어요.”

당시만 해도 민예총에 견줄(?) 만한 젊은 문화예술인 단체를 만들 꿈을 꿨다.

 

가수가 된 사연

연영석은 생연 대표로 활동하면서 현장을 중심으로 전시 활동과 무대미술 제작 등 대중적인 미술운동을 펼쳐 나간다. 알바해서 번 돈을 생연에 다 투자했고, 가끔 하기 싫은 인테리어 일도 해서 보탰다. 그러나 결국 2년 만에 단체를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을 해서 떠나더라고요. 그때는 잘 이해 못했어요. 막바지에 단체를 해산하고, 거기에 혼자 있다 보니까. 그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많이. 그전에는 고민하지 않았던 개인적인 고민들이. 뭘 해서 먹고살아야지? 다 내 탓처럼 느껴지고. 처음에는 그 친구들, 같이했던 동료들에 대한 원망, 실망이 크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자책이 되더라고.”

연영석은 절망감이 몰려와 한참 동안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그때 제게 가장 큰 위로가 된 게 기타였어요. ‘구르는 돌이라는 노래를 그때 만들었어요. 민중가요나 노동가요라고 생각하고 만든 게 아니라 그냥 나한테 하는 말, 저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노래였어요. 그런 식으로 몇 곡 만들었죠.”

 

구르는 돌

세상 모든 굴레를 딛고 구르자

더러운 것들 밟고 구르자

자유로운 세상 워 전혀 다른 세상에

우리 모두 함께 가보자 - ‘구르는 돌

 

그 다음 작사 작곡한 노래가 라면’, ‘칼국수와 박카스였다. ‘라면은 후배 연습실에 얹혀 살 때 냉장고는 비어 있고 먹을 건 라면뿐이던 자신의 모습, 그리고 당시 삼척에서 사살당한 무장 공비의 가방에서 나온 라면 봉지를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을 더듬어 만든 노래다. 냉장고 안에 먹을 게 없는 우리의 현실을 빗댄 것이기도 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담배꽁초를 찾아 물고

테레비젼을 틀어 보면 공비를 찾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냄비 위에 물을 넣고

라면을 쪼개 쪼개 넣고 젖가락을 빨아 댄다

살기 위해 먹는 건가 먹기 위해 사는 건가 라면

 

연영석은 몇 곡을 만들고 친구들에게 음반을 내겠다며 큰소리쳤다. 친구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김영삼 정권 때였죠. 여섯 곡 정도 만들었어요. 그걸로 그냥 음반을 낸 거예요. 음반을 낼 때 생각은, 미술운동 할 때는 전시회 한 번 하려면 2.5톤 트럭에 싣고, 스티로폼 노동자 만들고, 크게 만들어야 돼요. 그러니까 화물차로 몇 번 실어 날라야 전시회 할 수 있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조직이 안 되어 있으면 불가능한 거고. 그런데 기타는 들고 다닐 수 있고, 운동은 하고 싶고. 어디 취직할까 하다가, 먹고살 만큼 하면 운동이 다시 가능할까? 내가 변하지 않을까? 기타 들고 다니면 되지 않을까? 현장 가면 밥은 주지 않을까?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음반을 냈어요.”

1996년 문화예술생산자연합 회원이던 밴드 천지인의 콘서트에 오기로 했던 윤도현이 수해를 당해 오지 못하게 되자, ‘땜빵으로 무대에 올라 라면구르는 돌을 불렀다. 그것이 그의 데뷔 무대가 되었다.

하지만 연영석의 노래는 대규모 집회나 결의대회 등에서는 낯선 노래로 인식됐다. 흥얼흥얼거리는 창법에 멜로디도 노동가요 같지도 않고 내용도 투쟁이 아니라 그냥 삶을 표현한 내용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음반을 냈는데 반응이 없었죠. 제가 그때 홍보를 하고 다닌 것도 아니고. 그냥 하고 싶어서 한 거니까.”

지민주가 에휴!” 하고 안타까운 한숨을 쉰다.

그러다가 처음 전해투에서 섭외 온 거야. 그때 서울역에서 주로 집회를 했어요.”

전해투전국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의 준말이다. 아이엠에프 무렵 수많은 사람들이 해고를 당해 투쟁하고 있었다. 노동가수 박준을 만난 건 그 무렵이었다.

그때 준이 형 머리 짧게 깎고 수염 기르고. 거기서 처음 만났죠. 그 무렵 서울역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했어요. 주된 관객분들이 노숙인들이었지요. 실업극복국민재단인가 거기랑 같이. 매주 목요일 거리 공연, 꾸준히 했어요. 그러다 장투사업장(장기투쟁사업장)에서 (섭외하는) 전화가 오고 구로동, 하이텍, 이런 데 다니고. 보통 대공장, 큰 사업장은 섭외가 잘 안 왔어요.”

연영석 씨는 대규모 집회나 결의대회를 하는 집회보다는 비정규직, 장애인, 이주노동자 같은 소수자들 집회에 더 많이 결합했다.

 

연영석과 지민주의 만남

원래 알던 후배였는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후배였죠.”

어떻게 만났나 하는 질문에 연영석이 대답한다. 지민주도 똑같은 대답이 나온다.

첫 만남이 안 좋았죠. 하하하.”

사연은 이렇다. 2000년 무렵 전국의 노동문화 일꾼들이 자본 문화에 대항하는 노동문화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를 만들려고 했다. 연영석은 선배들과 함께 전국의 문화단체를 만나러 돌아다니면서 간담회를 했다. 그리고 어느 날 관심 있는 단체들이 모두 서울에 모여 회의를 했다.

그때 지민주가 선배들한테 무슨 말을 한 거야. 그런데 내 생각에는 여기 선배들이 그걸 모를 사람들이 아니거든. 그런데 이 친구가 그런 말을 하니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민주가 자세히 설명한다.

저는 대구에서 좋은친구들이라는 노래패 활동을 했어요. 당시 스물일곱 살? 우리 단체가 되게 가난했어요. 라면도 못 먹고 공연 가고, 공연비도 못 받고 활동했어요. 제가 비정규직으로 학교 방과후 교사로 취직해서 월급을 받아 활동비로 썼어요. 내 친구가 대표였는데, 서울에서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를 만드는 데 각 조직당 1백만 원을 내기로 결의를 하고 온 거예요. 그래서 내가 애들(회원들) 밥도 못 먹는데 백만 원을? 바로 완납해야 하는 건데 나는 못 낸다, 그래서 간담회 때 저희 7명이 서울을 올라왔어요. 단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돈, 예산안을 봤어요. 그게 몇 억대더라고. 그리고 필요한 사무기기, 뭐 컴퓨터도 사야 하고. 아니 그게 필요하면 쓰던 거 쓰면 되지, 이걸 발기인들의 돈으로 하겠다니. 그래서 빡쳐서 선배들한테 쐈어요. 쐈는데, 저 대각선 끝에 연영석 씨가 앉아 있었어요. 선배들이 다 당황해서 달래는 분위기였는데 연영석 씨가 삐딱하게 앉아서 막 ! 그게 아니고소리치는 거야. ‘아 쟤는 뭐야?’ 첫인상이 안 좋았지.”

지금도 안 좋아요. 하하하.” 연영석이 복수한다.

그렇게 감정이 좋지 않게 시작했던 두 사람은 서서히 친해지기 시작한다. 먼저 지민주가 기억을 더듬는다.

영석이 형이랑은 연애도 그렇게 오래 안 했지? 명동 거리 공연.”

나한테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애. 자꾸 찾아온 거 보면.” 연영석이 약을 올린다.

내가 언제 자꾸 찾아가?” 지민주가 버럭 한다.

자꾸 명동에 오고 그러더라고요. 내가 노란 옷 좋아한다니까 자꾸 노란 거 입고 오고.”

모두 웃음이 터졌다.

명동 거리 공연은 민중가수 박준이 주도해 2002년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에 하는 공연이다. 본래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거리 모금 공연이었는데, 2001년에 부평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계기로 2002년부터 산재, 해고, 이주노동자, 장애인 자녀들의 장학 기금 마련을 위한 공연으로 바뀌게 됐다. 박준, 권영주, 김대원, 김종환, 다름아름, 연영석, 이씬, 처절한기타맨 등 많은 문화 활동가들이 이 공연에 참여했다. 연영석은 박준 선배의 주선으로 2001년부터 공연을 했다.

그 무렵 지민주는 대구에서 노래패 활동을 접고 서울로 올라온다.

“‘좋은친구들을 정리하고 2003년에 서울로 오게 됐잖아요. 서울에 올라오니 학연, 지연 아무것도 없잖아요. 갈 데도 없고 어떡하지? 이러다가 옛날부터 박준 선배를, 친하진 않지만 아니까, 명동에 선배들도 있으니까 노래도 하고 교류를 하자, 하고 갔더니 연영석 씨, 준이 형, 기상이 형, 미진이도 가끔 나오고, 그때는 가수들이 되게 많이 나왔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노래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처음에는 그랬어요. 명동에 나가다 보니 친해진 거죠.”

언제부터 나한테 반했냐고 물어보는 거야.” 연영석이 집요하게 묻는다.

지민주가 그 말엔 대꾸하지 않고 영석이 형이 인천에 자주 오더라고요.” 하고 대답한다. 지민주는 인천에 방을 얻어 매니저인 박효선과 같이 살고 있었다.

연영석이 다시 농담을 던진다. 제가 인천에 가면 이상하게 버스가 끊어지더라고.”

지민주가 반박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집에 와서 잤어. 그때 매니저 효선이랑 같이 있을 때니까. 버스 떨어지면 효선이랑 나랑 자고. 언젠가 형이 사는 데를 가 봤는데 어우, 정말 사람 살 곳이 못 돼. 주차장을 개조해서 밑에서는 정화조 냄새 올라오고. 그런 데서 사는 거야.”

연영석이 보충 설명을 한다. 홍대입구 쪽 카센터 옆에, 무슨 조형연구소라는 데.”

진짜 불쌍한 거야. 측은지심. 거기 화장실도 없거든. 화장실 가려면 홍대입구역까지 뛰어가야 하는 거예요. 효선이랑 나랑 너무 안됐다 하면서, 영석이 형 인천 오게 되면 옆방에서 재워도 되겠다,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그렇게 된 거지.”

연영석이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첫 인상이 좋지 않은 때가 있었는데, 보면 에너지가 많아요, 당차고. 그런 면이 좋아 보였어요. 명동 와서 친해졌고. 그전에는 그냥 후배, 활동하는 후배. 명동 와서 노래하고 친해지고 하다 보니까. 무대에 올라가면 센 척하는데 귀엽더라고요.”

내가 좀 귀여운 데가 있어요.” 지민주 말에 작은책 일꾼들까지 모두들 웃음이 터진다.

 

4집 앨범 <서럽다, 꿈같다, 우습다>

연영석은 1999년에 1<돼지 다이어트>, 2001년에 2<공장>, 2005년에 <>, 이렇게 모두 세 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돼지 다이어트>에 들어 있는 곡은 모두 여섯 곡밖에 안 된다. 그래서 연영석은 그 앨범을 미니 앨범이라고 한다. 그다음 2집 앨범 <공장>은 라인이 있는 공장과 부가 세습되는 사회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노래다.

1<돼지 다이어트>(1999) 앨범 표지.

2<공장>(2001) 앨범 표지.

3<>(2005) 앨범 표지.


우리 사회가 거대한 공장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태어나는 게 그냥 재수잖아요. 어쩌다 보니 재벌 집에서 태어난 거고, 어쩌다 보니 가난한 집 아이로 태어난 거고. 그래도 우리 사회가 가능성이 있었잖아요. 공부하면 신분 상승 하니까 공부, 공부 한 거야.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닌 거야. 신자유주의가 그만큼 공고화되면서 지금은 개천에서 용 안 나는 사회. 거기에 딱 맞춰서 너희는 노동자군, 너는 재벌군 등. 그런 생각에 <공장>이란 제목을 붙인 거예요.”

이 음반에 들어 있는 노래 중 간절히이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 할 줄 아나가 주목을 끌었다. ‘간절히내 할 수 있을 때 일하는 세상, 내 일한 만큼만 받는 세상난 아직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하는 정말 간절한 노래인데 리듬은 경쾌하다. ‘이 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 할 줄 아나는 가난한 노동자들을 실컷 부려먹고 돈 떼먹고 도망가는 자본가들을 비꼬는 노래다. 이 노래는 콜트콜텍 해고자들이 만든 밴드에서 불러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는 데 한 몫 했다. 여기서 이 씨는 물론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을 가리키는 가사였는데 나중에 이 씨라는 가사를 박 씨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다. ‘박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또는 콜트콜텍 사장인 박영호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노래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마음대로 생각하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이 사회에 균열을 내려고 해도 쉽지가 않은 거예요. 어느 순간 투쟁사업장들이 15, 20년 싸워도 승리했다는 소식 듣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숨 쉬고 사는 게 힘든 거예요. 정말 질식해서 죽겠구나. 그래서 3집은 <>이라는 제목을 붙였어요. 2005년에.”

노래 은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은 노래다. 하지만 상금은 없었다. 2017년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는 신의 놀이로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수상한 이랑이 지난달 총수입이 42만 원, 2월이 96만 원이다. 상을 받지만 상금이 없더라. 혹시 이 메탈릭 디자인의 소품을 구입하실 분 있느냐며 즉석 경매에 부친 상패가 50만 원에 낙찰되는 씁쓸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한국에서 문화로 먹고살기란 얼마나 척박한 실정인지 보여 주는 사례다.

그래도 문화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버릴 수 없다. 뭔가 생산해 내고 싶어 한다. 연영석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연영석은 늘 4집 낼 거다’, ‘내년쯤에 낼 거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이번에는 계획을 단단히 세우고 작업 중이다. 제목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노래가 담겨 있을까. 결혼하고 난 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을 텐데.

지금은 좀 다르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14년 세월도 지나고, 예전만큼 운동 열정도 떨어지고.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욕을 먹더라도. 지금은 내가 살아가면서 얼마만큼 내 삶을 가능한 한 스스로 존중하고 타인과의 관계도 존중하고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예전보다 물음표가 더 생긴 거죠. 음반에 제목을 굳이 넣을까? 넣는다면 서럽다, 꿈같다, 우습다하려고 했어요. 가끔 내 삶이 서럽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꿈 같아요. 그러면서 웃겨. 사는 게 그런 거예요. 그런 느낌을 담은 노래예요. 그걸 내 식대로. 가사가 비틀비틀거리다가 펄썩 주저앉았지. 아기가 울어서 깼더니 꿈 같고. 배고파서 밥 먹고 물 한잔 마시니 어, 웃기네.’ 그런 거예요."

지난 64일 작은책을 방문한 지민주 씨와 연영석 씨. 인터뷰 도중 기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작은책(안건모)

 

<힘내라 마음아>

지민주도 연영석과 비슷한 시기에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6년에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노래를 만들기 시작해 2003년에 1, 2006년에 2집을 냈고, 2010년에 연영석과 결혼한 뒤 2016년에 3<힘내라 마음아>를 냈다. 결혼하기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한국에서 여자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활동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한계를 굉장히 많이 느꼈죠. 구성원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 있어요. 할 수는 있지만, 저도 마흔에 결혼했는데 이미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는데 그걸 또 다른 관계로 부숴야 한다는 게. 사실 좋았던 건 아이 낳고, 시각이 넓어지는 거야. 그래서 노래에 변화들이 많아요. ‘지민주 동지 노래가 예전에는 되게 쎘는데 지금은 부드러워졌다, 그런데 위로가 된다.’ 그런 말 들으면 울컥해요. 예전에는 힘이 됐다는 말 들었지만 위로가 됐다는 말은 못 들어 봤어요. 예전에는 무기가 되기 위해서였지만 이제는 일상에서 위로를 받는. 그래서 3집에 말랑말랑한 곡들이 많아요. 좋은 쪽으로 변한 건 그거죠.”

지민주와 연영석은 서로 힘이 돼 주는 동지이자 부부다. 하지만 가끔 생활비 때문에 다툰다. 서로 씀씀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연영석이 말한다.

저는 돈이 남더라고요, 제가 관리하면. 그런데 민주는 항상 돈이 부족하대요. 다른 엄마들이 전부 다 그 돈으로 어떻게 생활하냬요. 사실 저는 예전에 혼자 살 때 한 달 15만 원으로. 저는 외식도 안 해요. 우리 부모님이 너무 검소하게 사시는 분들이라 쓰실 줄을 몰라요. 그것도 훈련인 거 같아.”

지민주는 반박한다. 남자들이 모르는, 돈이 들어갈 데가 많다.

한 달에 훨씬 많은 돈을 써요. 적금도 들고 아이한테 들어가는 거 등. 영석이 형이 생활비를 적게 내서 불만이 아니라 잘 모르는 거지.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데. 그런데 그걸 자꾸 얘기하면 자존심도 상해하고. 얘기해서 풀리면 얘기하면 되는데 더 상처받고 안 좋아지는 거지.”

연영석의 칭찬 모드가 발동한다.

민주가 배려 많이 해 주는 편이고요. 생활비 관리하니까 공과금 등 내 예상보다 많이 들어간다는 걸 알아요. 노력은 해요, 저도. 하지만 제가 살아온 나름의 철학, 비록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살아가는 사회가 이러해서 어쩔 수 없다지만, 내 철학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저는 최대한 비우고 없애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 점에 동의하지만 정도가 다른 거지. 예전에 영석이 형이 나보고 인터넷 쇼핑중독자라고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아주 평범한 정도지만.”

지민주가 폭로하고 있다. 이래서 대질 심문이 중요한가 보다.

저는 옷을 사지 않아요.” 연영석이 말한다.

지민주는 연영석이 돈을 안 쓴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애를 낳고 기저귀, 우유, 이런 거 있어야 하니까. 공연도 다녀야 하고. 영석이 형이 다정하게 마트 가는 것도 싫어하고. 그런 부분에서 난 정말 평범한 부부들이 부러운 거야. 평범한 신랑들처럼 식당 섭외해서 아내랑 아이와 저녁 한 번 먹은 적도 없고. 형 들어올 때 아이 과자 같은 것도 한 번도 안 사 와서 돌멩이라도 갖고 들어오라고 했어. 하하.”

연영석이 아이와 같이 가다 생겼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합정역 살 때 아이를 데리고 가는데 키다리빵집이라고 있거든요. 아이가 처음으로 나한테 말을 한 거야. ‘아빠 빵 사 줘.’ 감정이 묘한 거야. 그런데 제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요? ‘아빠 돈 없어.’ 하하하!” 작은책 일꾼들이 폭소를 터뜨린다.

지민주가 그거 보라는 듯 내가 뭐 말하는지 알겠지?” 한다. 연영석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 당시 나의 마인드였다는 거야. 저는 산을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해요. 고사리 같은 손 잡고 망원시장 지나서 걸어가면 한 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망원시장부터 애가 힘들어해요. 껌 하나 사서 반 잘라! 아빠 반, 너 반.’ 나는 요즘 애들이 너무 풍족한 게 걱정인 거야. 그런데 이젠 나도 많이 놓았어.”

영석이 형이 너무 안 하니까 내가 채워 주기 시작한 거예요. 딴 애들은 아빠 엄마랑 놀이공원 가끔 가잖아. 아이가 이번에 처음 롯데월드 갔어요. 워터파크도 작년에 처음 갔고. 그래서 난 약간 불만이 평범한 행복, 저녁이 있는 삶, 저녁에 식구들하고 밥 먹으러 갈까 술 먹으러 갈까, 말만 해 놓고. 나는 그렇게 못하고 아이와 내가 어딜 검색해서 가고. 요즘 영석이 형이 집에서 일을 하니까, 집에 있으면 아이가 아빠한테 가서 놀아 달라고 하니까 데리고 나오는 게 편하잖아. 근데 집에 들어와서 애 씻기려고 하면 나도 힘든 거지.”

나는 (아이가) 혼자 할 줄 알아라, 하고 안 하는 거지.”

서로 평행선을 달린다. 명절에 누구 집을 먼저 가는가 하는 문제도 서로 부딪친다. 이 문제는 어느 집에서나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연영석이 말한다.

방법은 많아요. 이게 가부장적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부모님한테 잘할 수 있으면 잘하고, 아니면 냉정하게 당신이 버는 만큼 서로 자기 집에 알아서 해라, 했잖아. 그런데 남자로서 느끼는 압박감이 있어요. 장모님은 나한테 인사가 연 서방 이제 돈을 벌어야 하지 않겠어?’ 그게 대화 내용의 핵심이야. 그리고 처갓집 가서 밥 먹으면 내가 사야잖아. 대구 사람들 내가 쏠게요, 그런 문화를 좋아한다며?”

그건 누구나 다 그래!”

아냐, 우리 집은 안 그래. 문화가 다른 거야.” 연영석이 말을 잇는다. “내가 망원시장 장 보러 가면서, 장모님에게 닭도리탕이라도 해 드리고 싶어서, 난 내 손으로 해 주는 게 최선이야. 어머니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제가 장 보러 가는데, 그러면 장모님이 됐네. 그런 걸 뭘.’ 하는 거야.”

그게 아니라 엄마는 계속 밥을 해 먹잖아요. 집에서 뭘 해 먹는 게 싫은 거야.”

문화가 다른 거야.”

도무지 대화 접점을 찾지 못한다.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것만 같다. 결론을 맺으려고 내가 다시 이번에 새로 나올 음반에 대해 물었다. 연영석이 대답한다.

새로 나올 4집 앨범 표지 사진. 사진_ 전수현

제가 14년 만에 작업하게 된 이유가 단지 결혼, 애 낳고서만은 아닌 거 같아요. 음악이라는 것도 내가 뭔가 작업을 하려고 할 때 그 여건이 갖춰져 있으면 구현해 내는데, 걸리는 게 너무 많은 거야. 거기서 지치는 거죠. 그러다 한 해, 두 해, 14년 걸린 건데. 더는 안 되겠다, 갈수록 자존감이 떨어져서. 더는 이렇게 있다가는.”

음반을 낸다는 것과 자존감은 무슨 연관이 있나요?”

음반을 낸다는 것은 내 음악을 세상에 발표하는 거잖아요. 어떤 노래는 10, 15년 전에 만든 노래도 있어요. 그 노래는 나만 아는 거예요. 내가 정식으로 발표를 한 게 아니잖아요. 음반은 하나의 과정인 거죠. 그런데 자꾸 핑계 대는 것 같고. ‘내년쯤에 낼 거예요.’ 계속 거짓말쟁이가 되는 거예요.”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에 있는 톤스튜디오에서 음반 작업을 하고 있는 연영석 씨. 작은책(안건모)


지민주는 연영석과 다르다.

저는 현장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언제든지 제 노래가 아닌 노래도 현장에서 필요하다 싶으면 부르는 그런 스타일. 거기서 만족감을 느끼고, 또 팀을 만들어서 제가 하고 싶었던 걸 하고 있거든요. 콘서트도 하고 나름 동시에 몇 가지 일을 할 수 있어요. 잘하지는 못하지만요. 영석이 형은 저랑 다른 거 같아요. 결론은 영석이 형이 뮤지션은 맞아요. 음악을 해야 하고, 음악 할 때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이에요. 제가 조금 미안한 게, 형이 그동안 음반 못 냈던 게 나랑 연애하고 애 낳고 딱 그 시기더라고. 그때 음반이 나왔어야 하는데. 같은 동료, 음악하는 사람으로 봤을 때는 가장 치고 올라가는 시기에 작품들이 못 나왔다는 게 조금 아쉬운 게 있어요.”

둘 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지만 지민주는 노동가수라고 불리기를 원하고 연영석은 문화노동자로 불리기를 원한다. 노동가수와 문화노동자는 비슷하지만 전혀 달랐다. 노동가수 지민주는 계속 현장에서 노래를 할 거라는 데 변함이 없다. 문화노동자 연영석도 늘 현장에서 노래를 하겠지만 마음가짐은 조금 달랐다.

저는 운동하면서 작업에 대한 욕망을 조금씩 억누르고 살았어요. 작가는 명확한 기준을 잡고 밀고 나가야 된다고들 하는데. 여전히 저에게는 어려운 문제예요. 저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고, 노래 부르고, 뭔가 만들고, 표현하는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사람!인 거예요. 공연 다닐 때, 예를 들면 나는 어떤 노래를 부르려고 가요.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그래서 준비해서 가요. 그런데 현장 가면 그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에요. 모두들 검은 얼굴로 뜨거운 햇볕 아래 앉아 있는데 차마 준비한 노래를 부를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물론 강요된 건 아니에요. 저의 판단과 선택이었죠. 지금도 여전히 저는 운동에 복무한다는 합리화된 자기 검열을 한다니까요. 결론은 제 욕망도 살리고 사회적 가치를 살리는 길을 찾고 싶어요. 결국 스스로 느끼는 부족함을 채워 가야 하겠죠. 저는 운동도 자기 성장과 자기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거 희생이지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늘 그런 생각을 했지만 솔직히 용기도 없었고 실천도 잘 못한 것 같아요.”

지민주가 격하게 맞장구친다. 그래, 살날이 얼마 안 남았잖아.”

운동을 행복하려고 하는 거지 학대하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자기희생을 할려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연영석이 힘주어 말한다.

유이분 편집장이 물었다. 그래도 민주 씨는 행복하잖아요.”

나요? 나는 행복해요. 사람들 만나고 공연하는 거 좋아하고 행복해요.”

연영석이 강조한다. 그게 중요해요. 저는 공연 섭외가 오면 두려워요. 제일 무서운 말이 뭐냐면 분위기 띄워 주세요하는 거예요.”

연영석 노래는 분위기를 띄우는 노래가 아니다. 노동자들의 삶을 조곤조곤 들려주는 노래다. 그래서 이 세상은 다양한 예술가가 필요한 것이다. 분위기를 띄워 주는 건 노동가수 지민주 몫이고, 노동자의 삶과, 사회 현실을 시처럼 들려주는 음악을 음미하게 해 주는 건 문화노동자 연영석 몫이다. 분명한 것은 두 사람 다 노래로 약자들이 포기하지 않게 힘을 주거나, 메마른 감성을 적셔 주거나 하는 예술인들이라는 점이다. 이런 예술가들이 생활 걱정하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긴 인터뷰가 끝났다. 지민주는 오늘도 공연하러 마로니에공원을 가고, 연영석은 음반 작업을 하러 작업실로 간다. 누가 뭐래도 두 사람은 여전히 현장에 있을 것이다. (연영석은 다음 날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에 와서 콜텍 노동자들 강연에 찬조 출연해 노래를 불렀다. ‘문당리 789’, ‘윤식이 나간다’, ‘인터뷰세 곡을 불렀다. 모두 우리와 같은 가난한 이웃들의 이야기였다.) 

posted by 작은책
2019. 5. 27. 13:54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고창수


발행인의 글

 

민통선평화교회 이적 목사님이 감옥에서 <작은책>에 편지를 보내 왔습니다. 이 목사님은 지난 2018 7, 10월 두 차례, ‘전쟁광 맥아더 동상 화형식 퍼포먼스를 하고, ‘미국의 내정 간섭 중단, 신식민지 체제 폐기를 주장하며 집회한 죄목으로 구속된 분입니다. 편지 내용은, 지난 4 29일자 <한겨레>에 나온 김병익 씨의 칼럼 ‘4·19세대의 시효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김병익 씨는 그 글에서 우리의 완고한 반공주의도 한반도 평화 체제 지향으로 진전했다고 진단합니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고, 마이카족의 아파트 문화가 대세를 이루었다 풍요의 사회에 이르렀다고 자랑스러워합니다.

이적 목사님은, 김병익 씨의 글은 가소로운 자기기만의 자족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 ‘반공주의가 한반도 평화 체제 지향주의로 진전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묻습니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골고루 분배되지 않고 일부 고소득자들에게만 돌아가는데 그것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냐고 묻습니다. 또 아파트를 짓는다고 농지가 강제 수용되고 농민들이 살던 기반에서 쫓겨나 폭망 신세로 전락되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느냐고 반문합니다.

감옥엔 아직도 양심수가 있고, 우리 둘레엔 비정규직,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들 등 약자가 너무나 많습니다. 일자리가 없는 노인들을 조직해 노년유니온노동조합을 설립한 공상가가 있습니다. 이번 호 특집에서 만나 봅니다.

 

2019 5 16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소설 속을 걷다, 용두각을 찾아서 - 하명희

10 발행인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2 도대체 매력이 뭘까? - 엄익복

16 부부 30년 맞짱일기

남편의 착각과 아내의 바람 - 최해옥과 이동수

22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추억의 음식 짜장면 - 윤혜신

28 청년으로 살아가기

죽을죄를 저지른 건 아니었구나 - 유지향

32 이야기가 있는 사진 - 최인기

34 살아온 이야기(12)

연애 몇 번 해 보셨어요? - 송추향

42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한 달 늦은 어버이 생각 - 권해진

45 교실 이야기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 최관의

49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나물 노동 마치고 퇴근합니다! - 조혜원

53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56 일터 탐방_ 쌍용양회공업

어릴 적 부르던 교가, 기가 막힌다 - 정인열

64 일터에서 온 소식

자본가들이 짜 놓은 꼼수 - 윤채원

69 작은책 법률 상담소

신속한 분쟁 해결 제도 - 양성우

 

작은책이 만난 사람_ 고현종

73 노년이 행복한 공상가 - 안건모

98 이동슈의 생활 만화 - 이동수

 

세상 보기

100 존버 씨의 시간들 재난과 노동 인권의 현실 - 김영선

105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중국에 등장한 신형 디지털 빅브라더 - 고태경

110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린이를 경제적 억압에서 해방하라 - 이주영

115 여성으로 살아가기 가만히 잊히는 방에 앉아 - 홍승은

120 생태 이야기 벌써 모기가 나타났다는데 - 박병상

 

쉬엄쉬엄 가요

125 오앵의 일상의 온도 - 오앵

126 정작 모르는 유물 이야기

백제의 길을 걸으며 - 박찬희

130 책 읽고 딴 생각

도쿄에는 17세기에 상수도가 깔렸다 - 변정수

133 독립영화 이야기 기억 저 편의 그 눈동자 - 류미례

138 우리말과 국어사전 짚어 보기 개맛과 조개사돈의 비밀 - 박일환

142 와글와글 아이 글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19. 4. 3. 11:45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고창수


발행인의 글

 

당당합니다. 비장한 각오를 한 얼굴입니다. 극우단체 노인들이 기자회견을 빙자한 집회를 합니다. 초등학교 앞에 가서 초등 아이들이 왜 전두환 물러가라!” 소리쳤냐고 항의하는 집회를 연 겁니다. 초등학생들보다 역사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아주 당당합니다. 아니 독재자 전두환이 광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초등 아이들이 왜 몰라야 한단 말입니까.

이번 호 세상보기에는 이주영 선생님이 어린이가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글을 썼습니다. 먼저 18세 투표권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고, 16세 미만 국민도 선출 대상에 따라 투표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투표권이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민주시민 교육과 정치교육 차원에서 모의투표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치교육을 불순하다고 비난하면서 금지하기 시작한 것은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 통감정치가 시작되면서부터라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집회를 하는 극우 단체 노인들보다 초등학생들이 오히려 판단을 잘 할 것 같기는 합니다. 너무 심한 말일까요?

독자님들, 완전 봄날이지요? 이번 특집은 남한강 끝자락에 있는 퇴촌면 관음리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작은 도서관을 꾸려 가는 박소영 씨를 만나 인터뷰했지요. 도서관이 꼭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도 뛰어 놀고 동네 주민들 사랑방 구실도 한다는 걸 보여 줍니다. 책을 매개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2019320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매향리라는 이야기의 열린 결말최규화

10 발행인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2 의부증 청산 수업료 임전

16 안녕, 컵라면 김영호

20 오키나와 평화기행, 누가 평화를 말하나 조운주

24 부부 30년 맞짱일기

선녀인가 나무꾼인가 최해옥과 이동수

29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내가 차려 먹는 내 생일상 윤혜신

34 청년으로 살아가기

꿈 같은 100개 도시 여행 김치우

38 이야기가 있는 사진 이기범

40 살아온 이야기(10)

기념일을 기념하고 있으세요? 송추향

47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저는 실비보험이 없습니다 권해진

51 교실 이야기

극한직업, 초등 1학년 담임 박연미

55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오매불망 그리던 건강한 똥간조혜원

59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62 일터 탐방_ 신영프레시젼

공포의 택배 상자 정인열

68 일터에서 온 소식

대법원장만을 섬겼던 법원 조석제

73 작은책 법률 상담소

임차인이 알아야 할 주택임대차보호법 양성우

 

작은책이 만난 사람_ 박소영

77 서재도서관을 꾸리는 베짱이 안건모

98 이동슈의 생활 만화 이동수

 

세상 보기

100 존버 씨의 시간들

과로자살의 반복성에 대하여 김영선

105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공정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태경

110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린이가 정치에 참여할 권리 이주영

115 여성으로 살아가기 우연히, 축구 홍승은

120 생태 이야기 공주보 없어도 금강은 농사를 지었다 박병상

 

쉬엄쉬엄 가요

125 오앵의 일상의 온도 오앵

126 정작 모르는 유물이야기

어느 날, 갈돌과 갈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박찬희

130 책 읽고 딴 생각 왜 다이어트에 실패할까 변정수

133 독립영화 이야기 슬픔을 견딘다는 것 류미례

138 우리말과 국어사전 짚어 보기 병아리콩과 호랑이콩 박일환

142 와글와글 아이 글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19. 2. 27. 12:03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고창수


발행인의 글

 

1970년대 국민학교반공 연설대회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김준교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 신성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짓밟고 더럽히고, 북한 김정은의 노예로 팔아먹으려는 짐승만도 못한 저 종북 주사파 정권을 처단해야한다며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고 악을 바락바락 쓰고 있었습니다. 연설하는 이도 그렇지만, 거기에 태극기를 흔들면서 호응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참 부끄러웠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를 비롯한, 4·3항쟁, 5·18 광주항쟁 등의 가해자들을 처단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결과가 이렇게 부끄럽고 참담한 세상을 불러왔습니다. 그런 역사를 청산하지 못하면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세상을 바꾸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호 특집 작은책이 만난 사람의 주인공은 풀무질 책방 일꾼 은종복 씨입니다. 1993년부터 시대의 흐름과 함께 26년 운영하던 책방 이야기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책을 좋아했고, 오로지 세상을 맑고 밝게하려고 애쓴 사람인데 1997년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적이 있었다지요. , 그러고 보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내란음모 조작사건으로 아직도 감옥에 있군요.

이번 호에 책이 이끄는 여행을 쓴 김용심 씨가 마침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한 말을 인용했네요.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사회 불의는 여전히 규탄하고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저절로좋아지지 않는다.” 새겨들을 말입니다.

 

2019220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재즈, 축제, 그리고 김용심

10 발행인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2 나는 그()들이 한 일을 기억하고 있다 김경리

15 슬픔의 무게는 같다 전영순

17 부부 30년 맞짱일기

부부싸움으로 이룬 부부산성 최해옥과 이동수

24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새로운 명절 윤혜신

30 청년으로 살아가기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유지향

34 이야기가 있는 사진 이기범

36 살아온 이야기(9)

2,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송추향

43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환자는 평등합니다 권해진

47 교실 이야기

슬픔을 아는 사람이 어른이 된다 박태찬

51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노동자 시어머니와 산골 며느리 조혜원

55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58 일터 탐방_ 유성기업

내 동생 광호가 왜 그랬을까 정인열

64 일터에서 온 소식

얘들아, 오늘도 점심 라면이래 곽지현

70 일터에서 온 소식

용균이에게 미안하고 죄스럽다 이준석

75 작은책 법률 상담소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이 있다고? 김묘희

 

작은책이 만난 사람_ 은종복

79 풀무질 책방 일꾼 은종복 안건모

100 이동슈의 생활 만화 이동수

 

세상 보기

102 존버 씨의 시간들

존버 씨의 시간들 김영선

108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린이 놀 권리 선언 이주영

113 여성으로 살아가기 이야기 안내자 홍승은

118 생태 이야기 이맘때 딸기는 외면하고 싶다 박병상

 

쉬엄쉬엄 가요

123 오앵의 일상의 온도 오앵

124 정작 모르는 유물이야기 주먹도끼의 또 다른 이름 박찬희

128 책 읽고 딴 생각

열등감이 만들어 낸 가짜 역사 변정수

131 독립영화 이야기

지금, 이곳에서 바라본 세계의 지도 류미례

137 우리말과 국어사전 짚어 보기 가여운 돼지들 박일환

142 와글와글 아이 글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19. 2. 19. 14:47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정용연


발행인의

  

이달 첫 꼭지 책이 이끄는 여행은 국회 앞이네요. 소설가 하명희 씨가 살아남은 아이책을 보고 국회 앞 농성 텐트를 찾았습니다. 아담하고 예쁜 그 텐트엔 생지옥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아이한종선 씨(44)가 진상을 규명해 달라며 7년째 살고 있습니다.

형제복지원은 1987년 폐쇄될 때까지 12년 동안 500여 명이 사망했던, 한국판 아우슈비츠 사건입니다. 전두환 정권은 그런 형제복지원에 해마다 운영비를 10~20억 원씩 지원했고 두 번이나 훈·포장을 수여합니다. 한종선 씨는 2008, 광우병 촛불집회를 계기로 짐승에서 사람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1인시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국회는 빨리 특별법을 제정해 진상을 밝혀야 합니다.

독자님들, 살아온 이야기를 연재하는 송추향 씨가 드디어 한사람연구소가 뭐하는 데인지 밝혔습니다. 아하! 하고 머리를 끄덕이게 합니다. 그리고 특성화고등학교로 노동인권 수업을 나가는 유내영 씨의 글은 요즘 학교 분위기를 실감케 합니다. 그런 경험을 겪고 나서 글쓴이는 더욱 겸손해졌다네요. 이달 정인열 기자의 일터탐방20186월에 노동조합을 만든 한국와이퍼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현장을 탐방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달에 <작은책>이 만난 사람은, 사회 정의를 찾다가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56개월 동안 독방에서 징역을 살았던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입니다. 만나 보니 참으로 유쾌한 분이었습니다. 독자님들, 까치 까치 설날 말고 우리 설날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118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국회 앞 작은 집 하명희

10 발행인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2 선배와 결혼해서 후배와 살고 있다 이동수

15 딱 죽을 것 같았는데 지나가더라 류미례

19 선물 공세하는 남편, 알고 보니최해옥

22 조폭 출신들의 뮤지컬 김호균

26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어부와 결혼은 못 했지만윤혜신

32 청년으로 살아가기 배달이요 야채죽

38 이야기가 있는 사진 장영식

40 살아온 이야기(8)

한사람연구소가 뭐 하는 뎁니까? 송추향

46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아토피 치료도 연대가 필요하다 권해진

49 교실 이야기

그날 경험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유내영

54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속풀이 동치미로 행복한 상상을 조혜원

58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62 일터 탐방_ 한국와이퍼

급똥을 참느라고 불량 내지 마세요 정인열

68 일터에서 온 소식

내가 보육 교사를 할 줄 꿈에도 몰랐다 이현림

73 일터에서 온 소식

기아차의 이상한 신규 채용 신산

77 작은책 법률 상담소

말도 안 되는 월세 연체료, 내야 하나요? 박시진

 

작은책이 만난 사람_ 한상균

81 본래 순둥이가 무서운 거예요 안건모

106 이동슈의 생활 만화 이동수

 

세상 보기

108 생각해 봅시다

공유경제라는 가면과 호출형 노동의 등장 고태경

113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린이 행복 선언 이주영

118 여성으로 살아가기 치마와 나의 역사 홍승은

123 생태 이야기 예타필요충분조건 박병상

128 오앵의 일상의 온도 오앵

 

쉬엄쉬엄 가요

129 책 읽고 딴 생각

말이 칼이 될 때 변정수

132 독립영화 이야기

가장 먼 데 있는 영화 류미례

138 우리말과 국어사전 짚어 보기

찻사발과 놋사발 박일환

142 와글와글 아이 글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18. 12. 28. 10:55 알림 / 엮은이의 글

표지 그림_ 고창수


발행인의 글

 

발행인 안건모입니다올 한 해는 제가 독자님들께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1월호이니만큼 <작은책꼭지 이야기부터 해야 되겠지요.

돌모루댁의 살림살이는 이번 호부터 요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로 쉽게 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저도 한 달에 한 번요리 열두 가지는 배워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귀촌해서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서 살고 있는 조혜원 씨의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경기도 파주시에서 한의원을 꾸리고 있는 권해진 씨의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오앵이라는 고등학생이 그리는 만화 일상의 온도도 연재합니다.

이번 호 작은책이 만난 사람은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 기자 박상규 씨입니다박상규 기자는 박준영 변호사신윤경 변호사와 함께 재심 3부작 프로젝트로 스토리 펀딩을 해서 재심을 이끌어 냅니다세 사건은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 사건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완도 무기수 김신혜 사건을 말합니다삼례익산두 사건의 범인은 모두 무죄로 판결납니다. 16, 17년 동안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있었다는 말이지요완도 무기수 김신혜도 재심 판정을 받았습니다김신혜 씨는 현재 20년째 복역 중인데 재심을 받으면 무죄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오히려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경찰과 검찰은 승승장구해서 문재인 정권에서도 권력을 누리고 있다네요그런 자들을 끌어내릴 수는 없는 걸까요?

 

2018년 12월 20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세 여자를 만나다 강정민

10 엮은이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2 남편이 나갔다. 만세! 최해옥

15 처음으로 공개하는 내 일기 남다올

17 글쓰기로 우울증을 치료했다 김지영

22 “식사비 함께 내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배정분

25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시래기 만찬 윤혜신

31 청년으로 살아가기

학생이 어떻게 이 시간에?” 묻지 마세요 문관영

36 이야기가 있는 사진 이기범

38 살아온 이야기(7)

당신 보호자는 누구입니까? 송추향

44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제가 병원비를 안 내거든요 권해진

47 교실 이야기

긴 겨울을 따뜻하게 나는 법은? 조은영

51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산골 손님과 나 조혜원

56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60 일터 탐방_ 삼성화재 애니카 사고조사 노동자

매우만족이 아니면 우린 끝이에요 정인열

66 일터에서 온 소식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박승하

70 일터에서 온 소식

우리는 진실을 알아 버렸습니다 임동수

73 작은책 법률 상담소

담벼락을 허물지 마세요 양성우

 

작은책이 만난 사람_ 박상규

77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 안건모

104 이동슈의 생활 만화 이동수

 

세상 보기

106 생각해 봅시다

그 몸으로 임신할 수 있니? 박지주

111 어린이 해방과 평화 새 천년 어린이 선언 이주영

118 여성으로 살아가기 매일 글 심는 사람 홍승은

123 생태 이야기 꿀벌의 단체 가출 박병상

128 오앵의 일상의 온도 오앵

 

쉬엄쉬엄 가요

130 책 읽고 딴 생각

왜 아이들이 차를 조심해야 하는가 변정수

133 독립영화 이야기

드라마틱한 다큐의 시작은 소박했다 류미례

138 우리말과 국어사전 짚어 보기

놋그릇을 만들 때 쓰는 말들 박일환

142 와글와글 아이 글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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