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그림_ 박소영
발행인의 글
3월호를 만드는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영남대의료원 본관 옥상 70미터 높이에서 227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던 대구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 씨가 사측과 합의해서 내려왔습니다. 건강이 악화돼 107일 만에 내려왔던 송영숙 씨와 함께 해고 13년만에 원직 복직하고, 노조 활동의 자유를 보장받게 됐습니다. 정년을 1년 남겨둔 박문진 씨는 실제 업무는 하지 않고 위로금을 받고 곧바로 퇴직하기로 했습니다.
노조 활동을 보장받는데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사회는 언제나 바뀔까요. 그보다 더 오래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은 언제 내려올 수 있을까요? 강남역 사거리 CCTV철탑에서 253일째 (2월 17일 현재)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도 지상으로 내려와서 복직하는 날이 올까요? 현재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정당한 죗값을 받아야 내려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달에 ‘<작은책>이 만난 사람’은 삼표레미콘 운전사 최만선 씨입니다. 노동자이면서 차주라는 이유로 노동자가 되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 장애등급 4급인 최만선 씨는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왔을까요. ‘부자 되기 포기’를 좌우명으로 삼으니 ‘간땡이가 부어 겁이 없어지더라’, 그래서 ‘꼴값은 하고 살았다’고 말합니다. 반어법으로 한, 그이의 말은 뜬구름 잡는 어떤 철학보다도 사유가 깊은 심오한 철학처럼 들립니다.
2020년 2월 17일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조선의 영원한 역적 천재 허균 이동수
12 발행인의 글
13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4 맨땅으로 내몰지 말고 헬멧이나 주라고 이지우
19 몸은 달라도 사랑은… 최숙하
23 돈 얘기가 먼저… 부끄러웠다 최성희
27 그림일기를 시작했다 최해옥과 이동수
33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오곡밥과 나물 윤혜신
39 두꺼비 손글씨 김상화
40 살아온 이야기
파리 근교에서 동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수련
47 시 읽고 감상하기 신경현
50 교장 일기
이놈의 마스크를 어째 최관의
55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효도하는 법 권해진
59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62 일터 탐방_ 코레일 고객상담센터
동일 유사 업무가 대체 뭐래? 명숙
68 일터에서 온 소식
현장 노동자는 감염 예방 방법을 알고 있다 이향춘
73 작은책 법률 상담소
창작자를 보호하라 김묘희
작은책이 만난 사람_ 최만선
77 꼴값은 하고 산다 안건모
96 이동슈의 생활 만화 _ 삼삼한 삶
세상 보기
98 옛 그림 속 여성들
이별의 순간, 한 남자와 두 여자 이종수
104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상상하는 자와 팔로우하는 자 고태경
110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른에게 드리는 글과 어린이날 약속 이주영
116 생태 이야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박병상
122 존버 씨의 시간들
살인 기업의 노동 시간은? 김영선
128 정작 모르는 유물 이야기
발걸음을 끌어당기는 분청사기 박찬희
134 독립영화 이야기
영화로 소망을 이루는 방법 류미례
140 책 읽고 딴 생각
왜 정치는 불평등을 악화시키는가 변정수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