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그림_ 고창수
발행인의 글
독자님들, 요즘 유니클로에서 내보내는 광고 보셨나요? 98세의 할머니와 13세인 여자아이가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입니다. 광고에서 아이는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습니다. 할머니는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 광고 자막에만 뜨는 문구입니다.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85년 전인데 왜 굳이 80년 전이라고 했을까요? 80년 전이면 1939년, 일제강점기 때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고 강제징용과 위안부를 동원하던 해입니다. 왜 하필 13살 소녀를 내세웠을까요? 위안부로 끌려간 아이 중 가장 어린 아이가 만으로 열세 살이었답니다. 우리는 그 끔찍한 역사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설마 우리를 조롱하려고 만든 광고는 아니겠지요?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강제징용자 문제라든가 위안부 문제를 연상시키고 조롱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또한 “한글 자막에만 ‘80년’이라는 자막을 특정한 것에는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합니다.
독자님들, <작은책> 이번호 특집은 ‘위안부’였던 이옥선 할머니를 그린 《풀》이라는 만화책을 일본어판으로 내는 일본인 쓰즈키 스미에 씨의 이야기입니다. 일본에는 아베를 추종하는 보수 우익들보다 스미에 씨처럼 정의롭고 선량한 이들도 많습니다. 스미에 씨의 눈으로 일본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2019년 10월 19일
안건모 올림
목차
4 책이 이끄는 여행
김동준과 전태일, ‘믿음의 몸짓’ 최규화
10 발행인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12 부부 30년 맞짱일기
결혼 30주년, 참자 참자 참자! 최해옥과 이동수
18 청년으로 살아가기
나물 뜯어 먹고살 수 없어서 유지향
22 돌모루댁의 살림살이
우리가 스페인을 왜 왔지? 윤혜신
28 이야기가 있는 사진 장영식
30 살아온 이야기(17)
꼰대로 살아가도 괜찮겠습니까? 송추향
36 교장 일기
문제는 부모한테 있다 최관의
40 한의사 권해진의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권해진
44 교실 이야기
‘나중’은 끝이 없는 거였어 구자숙
48 산골부부의 시골살이
한 남자, 한 여자의 가을걷이 조혜원
52 글쓰기 모임 안내
일터 이야기
55 일터 탐방_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웹툰·웹소설 작가)
내 몸값의 두 배를 팔아도 빚이 쌓인다 정인열
62 일터에서 온 소식
민영화 저지 투쟁조끼를 아직도 입는다 남성화
67 작은책 법률 상담소
전셋집에 들어간 비용, 청구할 수 있을까? 양성우
작은책이 만난 사람_ 쓰즈키 스미에
71 쓰즈키 스미에가 만난 ‘위안부’ 이야기 ‘풀’ 안건모
96 이동슈의 생활 만화 이동수
세상 보기
98 존버 씨의 시간들 플랫폼 시대의 인간형 김영선
103 키워드로 보는 우리 사회
유령이 된 87년과 개혁 없는 ‘검찰개혁’ 고태경
108 어린이 해방과 평화
어른에게 자리를 사양하도록 합시다 이주영
113 여성으로 살아가기 나는 다만 노래 부르고 싶었을 뿐 홍승은
118 생태 이야기 올해 태풍은 일곱 개로 그치려나 박병상
쉬엄쉬엄 가요
123 오앵의 일상의 온도 오앵
124 정작 모르는 유물 이야기 너의 이름은 박찬희
128 책 읽고 딴 생각 수포자들도 볼 만한 수학책 변정수
131 독립영화 이야기 힘들다면, 아직 끝이 안 온 거야 류미례
136 우리말과 국어사전 짚어 보기 하지감자와 수미감자 박일환
142 와글와글 아이 글
144 새로 나온 책 편집부
148 지난 호를 읽고
150 편집 뒷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