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의 글
앗! 이게 뭐야? <작은책> 마감 날 전기가 나갔습니다. 금방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안 들어오네요. “어쩌냐, 내일 책 못 나오는 거 아냐?” 전기가 안 들어와 컴퓨터를 못 하니 할 일이 아무것도 없더군요.
알고 보니 오늘 전국에서 전기가 끊겼고, 휴대폰 장애도 있었습니다. 작은책 편집위원 중 한 사람이 “한나라당에선 이것도 북한 소행이라고 하겠네” 하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에이, 설마 그럴까요?
트위터를 들어가 봤습니다.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 송영선이 올린 글을 보고 뒤집어졌습니다. ‘어제 인천공항 관제 체제 혼란, 오늘, 전국 도처에서 30분마다 순환 정전, 250개 신호등 체제 교란, 지역마다 휴대폰 장애,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의한 혼란 가능성이 거의 99.9퍼센트’랍니다. 아, 그리고 ‘농협 전산망 교란, 2009년, 7월 디도스 교란과도 같은 성격’이라고 올렸네요. 이 기가 막힌 상상력! 대체 그런 상상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저도 상상력을 발휘해 소설 한번 써 보지요. 오늘 수시 모집 마감하는 대학교가 몇 개 있는데 정전 사태로 하루 연기한답니다. 어느 높은 분의 자녀를 접수시키려고 일부러 정전시킨 겁니다. 아니,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해 ‘원자력 발전은 더 확대돼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리 전기 없는 세상이 이렇다 하는 걸 보여 준 겁니다. 아, 한미FTA를 국회에 상정하는데 시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걸까요. 그것도 아님 우리 <작은책>을 발간하지 못하게 하려는 음모였는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소설입니다. 우리 가카는 ‘저얼대’ 그럴 분이 아니죠.
‘불온 도서’ <작은책>은 정전 사태와 관계없이 나옵니다. 전국 일터에서 쫓겨나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들을 응원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11년 9월 16일
안건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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