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 그림_ 정용연
엮은이의 글
여름 끝자락…. 지내는 게 아니라 견디는 날들입니다. 폭염이 한 달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죽음을 선택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성폭력 가해자를 사법부가 무죄로 판결한 것에 대한 분한 마음도 다 삭이며 견디려니 더 고된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국가폭력을 규탄하는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와 <성폭력·성차별 끝장집회>가 열렸습니다.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속에 불덩이 하나씩 안고서, 사람들이 서울 시내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민주노총 부위원장 봉혜영 씨가 이달에 ‘작은책이 만난 사람’ 주인공입니다. 먹고살려고 안정적인 직장인으로 열심히 일하며 살았던 평범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해고가 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는 세상. 봉혜영 씨와 우리 이웃,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9월호 표지는 만화가 정용연 씨가 택배노동자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길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은 쉴 곳도 많지 않은데, 특히 택배노동자들은 쉴 시간조차 없다고 합니다. 택배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74시간이라고 합니다. 곧 명절이라 택배 물량이 더 많아질 텐데 걱정입니다. 택배 분류 작업 같은 공짜노동에다, 정당한 대가도 받지 못하면서 일하는 택배노동자들의 처우는 언제쯤 나아질까요.
독자님들, 명절에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거리에서, 굴뚝 위에서, 망루에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분들을 기억해 주세요. 모두가 풍성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8월 20일
유이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