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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 진보월간 <작은책>입니다. 1995년 노동절에 창간되었습니다. http://s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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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작은책> 편집자문위원 

* 이 글은 국회에서 열린 ‘한미 FTA 끝장토론’ 마지막 날(10월 24일)의 마지막 발언 원고입니다. (글쓴이 주)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오늘 저는 토론이 아니라 호소를 하려고 합니다. 미국 의회가 비준했다고 해서 우리도 꼭 비준해야 할까요? 지난 3일 동안의 토론에서 우리는 정부도, 국회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상태에서 한미 FTA를 비준한다는 것은 여러분의 직무 유기입니다. 

  엉터리 수치
 
  ‘GDP(국내총생산) 5.66퍼센트 추가 성장, 일자리 35만 개 증가.’ 

  국회가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하는 근거라고, 정부가 제시한 수치입니다. 찬성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많은 국민들도 이 수치를 믿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가짜입니다. 

  통상교섭본부장은 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나오면 되는 거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CGE 모형을 돌리면 언제나 플러스 수치가 나옵니다. 한미 FTA로 일자리를 잃은 농민이나 중소기업 노동자가 모두 삼성반도체나 현대자동차에 취직할 수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CGE(연산 가능 일반 균형) 모형은 어떤 정책을 취했을 때 GDP나 무역수지 등이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상대적 비교를 하기 위한 모형입니다. 그러므로 FTA 상대국에 따라 서로 다른 가정을 하면 안 됩니다. 모든 나라에 동일하게 가정해서 계산을 해야 합니다. 한미 FTA의 경우처럼 제조업 1.2퍼센트, 사업서비스 1퍼센트 생산성 향상을 가정해서 CGE를 돌린 나라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와 같은 가정을 한 경우가 하나라도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지만 정부는 아직 대답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론 2006년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수치가 너무 낮게 나왔다고 화를 낸 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급조한 가정입니다.

  더구나 무역 수지는 산업별 합산이라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표준 CGE에서는 무역 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당연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관세율 7.5퍼센트가 미국의 2.5퍼센트에 비해 세 배이기 때문입니다. 관세를 더 많이 내린 쪽의 무역수지가 악화되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습니다. 

  엉터리 가정을 하면 당연히 그 결과도 엉터리로 나옵니다. 역사적 사실로도 이 수치가 엉터리라는 걸 금방 증명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FTA를 맺은 어떤 나라도 이렇게 GDP나 일자리가 증가한 나라는 없습니다.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17년째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2000년대 들어 오히려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1인당 GDP 성장률 1퍼센트 남짓이 우리의 목표일까요? 우리나라는 다르다, 한국인의 유전자는 우수하다고 우기는 것만큼 비과학적인 게 또 어디 있을까요? 어처구니없게도 우리 정부의 주장이 바로 그렇습니다.  

시장 만능의 미국 시스템을 상대국에게 강요하는 협정

  2008년에 발발한 세계금융위기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이 동시 침체에 들어갔습니다. 역사는 이 시대를 “장기 침체”라고 부르게 될 겁니다. 당연히 한국의 수출은 줄어들 것이고, 지금도 아슬아슬한 우리 내부의 부동산 거품이 폭발하면 우리는 또다시 금융위기를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미국의 기조는 “수출만이 살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5년 동안 대 아시아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 적자 때문에 재정 정책을 사용할 수도 없고, 이미 금리가 제로이기 때문에 금융정책도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환율조작법”이라는 희한한 법을 만들어 세계 각국에 절상 압력을 넣을 만큼 다급합니다. 불행하게도 주요 나라들 중 우리 원화만 거의 절상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원화가 절상되면 당연히 수출은 줄어듭니다. 한미 FTA는 이런 압력의 통로, 위기의 전달 통로가 됩니다. 

  지난 30년간 모든 걸 시장에 맡기자는 시장 만능론, 시장 근본주의가 판을 쳤습니다. 미국식 FTA는 시장 만능의 미국 시스템을 상대국에게 강요하는 협정입니다. 애초에 “경쟁적 자유화”라는 전략을 설계한 로버트 죌릭은 미국 FTA의 목적이 상대국의 민영화와 규제 완화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나 G20 논의에서 보듯이 미국식 글로벌 스탠다드는 퇴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FTA뿐 아니라 각국의 위기 대응 능력을 제약하는 WTO(세계무역기구)의 규정도 바뀌게 될 겁니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스티글리츠 교수를 좌파로 매도했습니다만 ‘스티글리츠 보고서’는 스티글리츠 혼자 쓴 게 아닙니다. 세계 유수의 학자들, 은행 총재들이 쓴 것이고 UN(국제연합)의 보고서입니다. 215개국이 만장일치로 수용한 보고서입니다. 아무 데나 색깔론을 들이대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보고서는 FTA는 물론 WTO의 서비스 분야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그리고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국가의 정책 공간이 넓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한미 FTA 반대론자들을 쇄국론자로 몰아붙였습니다. 하지만 시대착오라는 점에서는 한미 FTA야말로 구한말 대원군의 정책과 같습니다. 시대가 변화할 때는 얼마나 새로운 조류에 먼저 부응하느냐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지금은 국가의 자율성을 확보해서 위기에 대비할 때입니다. 미국식 시장 국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복지 국가 시스템을 갖추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멕시코의 철도는 수도권을 벗어나면 다 끊어져 있습니다

  이미 파산이 증명된 미국식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게 과연 나라를 발전시키는 방향일까요? 미국은 관세법과 무역법 등 4개의 법률만 고치면 그만이고 우리는 정부 주장으로도 23개의 법률을 고쳐야 한다는 건, 한미 FTA가 미국의 법과 제도를 직수입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세계 최강국이면서도 지니 계수(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최악 세계 4위인 나라의 제도를 꼭 받아 들여야 할까요? 17년 전에 미국과 FTA를 맺은 멕시코는 그 부문, 부동의 1위입니다. 아메리카의 복지국가로 불리던 캐나다마저 우리보다도 못한 12위로 상황이 악화됐습니다(우리는 14위). 이런 나라들을 우리가 꼭 뒤따라야 할까요?

  양극화로 국민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특히 절망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한국의 양극화는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세계화’로부터 시작됐고 외환 위기와 한미 FTA로 절정에 달했습니다. 과연 이런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는 게 옳은 정책 방향일까요? 

  대처 수상 때 철도를 민영화했던 영국은 대형 사고가 빈발하자 시설 부문을 다시 국유화했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된 후, 우리 정부가 철도를 자발적으로 민영화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우린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유치국의 협정 의무 위반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투자 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별도의 중재 기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절차) 등 각종 독소 조항들 때문입니다. 멕시코의 철도는 수도권을 벗어나면 다 끊어져 있습니다. 이게 과연 옳은 길일까요?

건강보험 보장성은 축소만 될 뿐입니다

  지난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이제 우리 국민들도 복지를 원한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한미 FTA는 복지의 확대를 가로막습니다. 우리나라 복지 제도 중 그래도 괜찮은, 세계 5위 정도로 평가받는 건강보험이 위험해집니다. 캐나다 정치학자 클락슨은 나프타를 초헌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한미 FTA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민영화와 규제 완화라는 외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은 축소만 될 수 있을 뿐 확대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의료 제도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모든 병원이 건강보험 환자를 받는다는 뜻), 비영리법인, 그리고 전 국민 가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통상교섭본부가 확인했듯이 경제자유구역은 미래 유보(개방을 하지 않고 국가의 규제 권한을 유지하는 것)의 예외입니다. 경제자유구역이 확대되는 만큼 건강보험이 설 자리는 축소됩니다. 

  약값이 올라갑니다. 허가-특허 연계 등으로 미국 제약 회사의 특허권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글리벡(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같은 불치병 약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같이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 모두 고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30퍼센트나 됩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건강보험 재정은 더 흔들릴 겁니다. 

  야당들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미 FTA가 발효되면 불가능합니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사회보험은 예외”라고 강변하지만 암 100퍼센트 보장으로 인해 망하게 된 AIG(미국 보험회사)가 과연 가만 있을까요? 투자자국가소송은 통상교섭본부장이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투자자가 이길 만하면 걸 수 있는 겁니다. 예외라 하더라도 국제관습법에 입각한 최소 기준 대우는 여전히 적용될 수 있다는 게 토론에서 확인됐습니다. 3명의 법률가 중 다수가 건강보험 보장성 90퍼센트가 국제 관습에 어긋난다고 하면 그만입니다. 이렇게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마저 제약하는 초헌법을 우리가 굳이 받아들여야 할까요?

농업과 제조업이 무너집니다

  농업이 무너집니다. 돈 좀 더 준다고 농업이 살아나는 게 아닙니다. 세계의 학자들은 피크 오일, 즉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시기가 곧 온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요즘 농사는 석유로 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량 위기가 오면, 과연 돈 좀 더 준다고 농산물을 살 수 있을까요? 식량 주권은 가장 중요한 주권입니다. 한번 시스템이 무너지면 다시 농업을 살릴 길이 요원해집니다. 

  제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제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산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기계화학, 특히 정밀기계, 정밀화학이 약하다는 겁니다. 제약이 바로 정밀화학입니다. 한미 FTA는 우리 경제의 허리를 끊어 버릴 겁니다. 제조업은 우리가 미국보다 우위라는 건 정말 환상입니다. 우리의 제조업 생산성은 미국의 40퍼센트밖에 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버시바우 미 대사에게 “국회의원들이 농민들에 저항하는 건 용기를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 의원들은 농민들을 두려워해, 진정한 현안들을 다루는 대신 보조금만 지급해 왔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사실이 아니겠지요? 미국 대사를 만났으면 미국의 농업 보조금을 문제 삼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미국 정부는 쌀 농가당 연간 6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이걸 없애는 내용이 한미 FTA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요? 재협상을 해서라도 말이죠. 

검토하는 사이에 우리나라, 망하지 않습니다

  이제 남희섭 변리사께서 말씀하시겠지만 우리가 논의조차 못한 의제가 한가득입니다. 저희가 알지 못하는 문제도 많을 겁니다. 한미 FTA는 방대합니다. 과연 한미 FTA 협정문을 꼼꼼히 읽고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다 찾으셨나요? 국민의 삶이 달려 있는 문제입니다. 아이들의 목숨이 달려 있습니다. 

  미국이 비준했다고 해서 우리도 따라 해야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의원들은 지난 5년 동안 자기 선거구민의 이익을 위해서 끝없이 미국 정부에 압력을 가했습니다. 그리고 선결 과제, 재협상, 재재협상, 그리고 행정명령을 통해 실리를 챙겼습니다. 과연 우리 국회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요?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지난 2008년 국회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한미 FTA 비준안을 의결하려 했습니다. 만일 한미 FTA가 우리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신다면 그 역사적 결정을 숨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국회 본청에 찬성과 반대한 분들의 이름을 새겨서 사람들이 길이 되새기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오늘 남희섭 변리사와 이해영 교수가 제시하는 여러 과제에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면 그건 한미 FTA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는 증거일 겁니다. 제발 충분히 검토하고 토론해 주십시오. 우리나라의 운명이 달린 일,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정책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여러분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습니다. 그런 정책을 토론 없이 의결한다면 그건 말 그대로 날치기입니다. 나라의 운명을 날치기로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6개월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그 사이에 우리나라, 망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제발 철저히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미 FTA의 대표적 독소 조항 네 가지

① 투자자-국가소송제도 (ISD: Investor-State Disment)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상대 국가의 법과 제도를 무력화시키며, 공공정책도 제소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한국 투자자는 어떨까. 이번에 오바마가 미 의회에 제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한-미 협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ISD는 그 자체로 치명적이고, 심지어 불평등하다. 

② 네거티브 리스트 (Negative List)
포지티브 리스트(Positive List)는 내가 개방하고자 하는 분야를 고르는 것이고, 네거티브 리스트는 개방하지 않을 분야를 쓰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네거티브 리스트가 개방의 폭이 훨씬 넓다. 게다가 이 조항의 특징은 새로 생기는 서비스 분야는 무조건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서비스 분야는 압도적으로 미국에서 많이 생긴다. 한국의 첨단 서비스 시장은 당연히 미국 기업에게 넘어가게 된다. 

③ 래칫조항 (rachet: 역진방지조항)
래칫은 톱니바퀴의 역진을 막는 장치를 말한다. 앞으로 개방하고 시장에 맡기는 건 가능하지만, 거꾸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이는 모든 서비스 시장에 적용된다.

④ 미래의 최혜국 대우 조항 (Future Most Favored Nation Treatment)
 우리가 미래에 다른 나라와 FTA를 맺게 될 경우, 그 나라에 개방하는 만큼 자동적으로 미국에도 개방해야 한다. 한미 FTA는 앞으로도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posted by 작은책
2011. 11. 24. 11:06 알림 / 엮은이의 글

 



■ 엮은이의 글

  나라 주권이 넘어가느냐 마느냐 하는 아주 심각한 때 이 글을 쓰게 됩니다. 한미 FTA 이야기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 맺은 한미 FTA 협상안을 국회에서 비준해 주면, 3개월 내 미국에 ISD 조항의 ‘재협상을 제안하겠다’고 꼼수를 부렸습니다. ISD는 ‘투자자-국가소송제’라는 뜻의 약자입니다. 간단하게 사례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수돗물 장사를 합니다. 한 달 수돗물 값이 갑자기 올라 우리 월급의 반이 됩니다. 서민들은 수돗물 사 먹을 돈을 아끼느라 빗물을 받아 놓았다가 먹기도 하고, 빨래도 합니다. 미국 기업이 장사가 안 되겠죠? 당장 우리나라 정부에 항의를 합니다. 정부는 빗물을 못 받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기업은 우리나라에게 소송을 겁니다. 판단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가 하지요. 그 센터가 누구 편을 들지는 불을 보듯 뻔하고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빗물조차 못 받아 쓰게 됩니다.

  소설 쓰지 말라고요? 지난 2000년에 볼리비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입니다. 그 미국 기업은 벡텔이라는 기업이고요. 아, 그러면 그 ISD조항을 재협상하면 된다고요? 오바마가 총 맞았나요? 그걸 해 주게? 그런데도 이명박 ‘가카’가 국회에서 한미 FTA를 일단 비준해 달라는 겁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그걸 비꼬는 패러디가 쏟아졌습니다. “일단 김태희를 나와 혼인시켜 달라. 3개월 안에 김태희 씨에게 결혼 허락을 받겠다”는 말에 뒤집어졌습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싫더라도 일단 당선시켜 주십시오. 대통령 취임하면 3개월 내에 재선거하겠습니다”라는 말로 비꼬았네요.

  독자님들, 가카가 하는 말은 꼼수가 아닙니다. 제가 바둑을 둬 봐서 좀 아는데, 바둑에서 나오는 꼼수는 정말 그럴듯하거든요. 가카가 하는 짓은 바둑 18급짜리가 9단한테 던지는 막수입니다. ‘씨바, 넘 유치해!’

                                                                                                                 2011년 11월 16일
                                                                                                                        안건모 올림


■ 차례


4 사진
10 엮은이의 글
11 원고를 기다립니다
12 작은책을 읽고

살아가는 이야기

14 재수 없는 날 _ 상희
18 본색을 드러낸 선생님 _ 김경희
22 회갑보다 중요한 날 _ 김현주
25 공무원이 봉이냐? _ 서애련
28 축구를 그만둔 한국의 메시 _ 고경은
32 쫄다구 형님! 제 말 좀 들으세요! _ 김영도
36 타조알 선생의 교단 일기 : 주먹이 운다│바담풍 _ 이성수
38 여성의 일과 삶 : 한 발을 디디고 거침없이 고고씽! _ 박미경
44 살아온 이야기(3) : 조금만 더 버티면 이긴다! _ 신혜진
50 와글와글 초딩 글
52 이야기가 있는 들녘 : 올해도 쌀 다 팔았습니다 _ 김성만
56 글쓰기 모임 뒷이야기

일터 이야기

58 일터 탐방 :
고기 280킬로그램 볶아 보셨어요? _ 정인열
64 일터에서 온 소식 : 3~4일 정도면 되겠지? _ 김정훈
68 일터에서 온 소식 : 용기 있는 대리운전기사 콜 ! _ 송재성
72 일터에서 온 소식 : KT를 바꿔라! _ 조태욱
76 실업 극복 희망 일기 : 난 유리 같은 여자예요 _ 최문정
80 현장 노동법 이야기 : ‘판례’를 무시하는 판사들 _ 변영철

기획 특집
혁명은 글쓰기와 함께 온다

83 강좌 _ 윤구병

103 뒷이야기 _ 이명옥

105 만화로 보는 세상 _ 이성열

세상 보기

106 생각해 봅시다 : 김진숙과 송경동 _ 박노자
110 교육 이야기 : 1정 연수 괴담기 _ 설은주
114 쉬운 경제 이야기 : 끝장토론 마지막 호소 _ 정태인
122 생태 이야기 : 우주여행은 그저 꿈일 때 아름답다 _ 박병상
126 인물 바로 보기 : 《실학파와 정다산》을 쓴 최익한 _ 송찬섭

쉬엄쉬엄 가요

131 일상 예찬 : 나는 이만하면 충분해 _ 김현진
134 영화 이야기 : 신비한 주술과 생생한 현실의 만남 _ 강성률
138 추억 따라 역사 따라 : 백두대간 완주보다 더 흐뭇한 것 _ 박준성
142 아, 이 시! : 밤새 잘 기셨소 _ 오도엽
144 새로 볼 책 : 싱싱한 유기농 만화 _ 윤지은
146 돌아볼 책 : 오타쿠와 레닌 사이 _ 곽일용
148 새로 나온 책 _ 편집부
151 편집 뒷이야기

posted by 작은책
2009. 4. 16. 15:22 기획 특집




2호선 - 첫 번째 방법: 합정역 2번 출구로 나오셔서 왼쪽으로 도세요. 빵 가게와 정비공장 사이 '마포만두' 골목으로 10분만 쭉 가시면(중간에 부동산이 나오는데 거기서 오른쪽으로 가시면 안 됩니다.) 버스 다니는 큰 길이 나옵니다. 큰 길에서 오른쪽으로('HP컴퓨터' 가게를 끼고) 3분 가다 보면 '기분좋은 가게'가 나옵니다. '문턱없는 밥집' 사이에 있는 문으로 들어오세요. (전체시간 13분)

2호선- 두 번째 방법(길을 잘 못 찾으시는 분은)- 합정역 2번 출구로 나오셔서 똑바로 5분 정도 가시면 '우리은행' 사거리가 나옵니다. 거기서 왼쪽으로 7분 정도 가다가 큰 사거리 '서교가든'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바로 '서교교회'가 나오고 교회 오른쪽에 있는 건물입니다.(이렇게 오실 때는 조금 돌지만 헤맬 걱정이 없습니다) 큰 길가에 있습니다. 1층엔 '문턱없는 밥집'과 '기분좋은 가게'가 있습니다. (전체시간 15분)

6호선 -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오세요. 왼쪽으로 4분 가시다 보면 '성산초교사거리'가 나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5분 가세요. 'HP컴퓨터' 가게 지나 '기분좋은 가게'가 나옵니다.(전체시간 10분)

작은책 전화 (02)323-5391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81-2 태복빌딩 5층
작은책 사무실은 5층이지만 겉에서 보면 4층 건물입니다.

posted by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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